[사진=텍사스N] 코스트코 내 계산대에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계산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최대 104%의 고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미국 전역에서 소비자들의 사재기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등 대도시의 대형 할인점과 온라인 쇼핑몰에는 전자제품, 의류, 생필품, 가구 등 주요 소비재 품목을 중심으로 매출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형 TV, 스마트폰, 세탁기 등 중국산 비중이 높은 가전제품의 매진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일부 소비자들은 아이폰 구매를 서두르고 있으며 자동차와 같은 고가 제품 구매시기도 앞당기고 있다.
캘리포니아 샌디에고에 거주하는 40대 주부 린다 로웰 씨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관세 때문에 가격이 오르기 전에 냉장고와 전자레인지를 교체했다”며 “앞으로 몇 달은 최대한 물가 인상을 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대형 유통업체인 타깃(Target)과 월마트(Walmart)는 최근 일부 품목에 대한 선주문량이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으며 아마존은 “전자기기 재고 확보를 위해 긴급 입고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재기 열풍이 일시적인 소비 증가를 유도할 수는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라는 이중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저소득층 소비자들에게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전쟁 결과 미국 가계당 연간 약 3,800달러의 추가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경제학자 레베카 브라운 박사는 “일부 소비자들은 사재기보다는 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높은 관세가 곧바로 소비자가격 인상으로 전가되면, 실질 구매력 하락으로 이어져 경제 전반의 소비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어지러운 관세상황에서 향후 경제 상황을 주시하며 개인 재정을 관리하는 데 더욱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러한 사재기 현상에 대해 “미국 소비자들이 똑똑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국내 제조업의 부활을 위한 불가피한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안미향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