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exashealth.org
[Austin] 텍사스 병원이 최근 몇 달간 미국 내에 ‘합법적으로 체류하지 않은’ 환자 수만 명을 치료했으며, 그 비용이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21일(월) 저녁 열린 텍사스 의회청문회에서 주정부 직원의 증언을 통해 공개됐다.
그레그 애봇(Greg Abbott) 주지사는 지난해 여름부터 텍사스 내 모든 병원 환자들에게 미국 내 ‘합법 체류 여부’를 자진 신고하도록 지시했다. 병원 측은 환자들에게 해당 질문에 대한 답변이 치료 제공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고 응답 역시 법적으로 의무사항이 아니었다.
텍사스 트리뷴에 따르면 병원들은 2025년 3월 1일까지 첫 번째 달의 자료를 제출하도록 요구받았지만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공보건위원회(House Public Health Committee) 청문회에서 관련 법안을 발의한 마이크 올컷(Mike Olcott) 하원의원(공화당, 포트워스)과 보건복지위원회의 재정 담당 이사 빅토리아 그레이디(Victoria Grady)가 환자들의 합법체류 여부 현황을 일부 공개했다.
그레이디 이사는 “방문 건수는 수천 건, 수만 건 수준이며 치료 비용은 수백만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녀는 이번 주 안으로 자료가 최종 정리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애벗 주지사의 명령에 따라 총 558개 병원이 데이터를 제출했지만, 일부는 종이 문서로 우편 발송해 수작업으로 전산 입력을 해야 했기 때문에 공개가 지연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해당 자료가 정확히 2024년 11월 이후 모든 기간을 포함하는 것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올컷 의원은 “이번 법안은 자료 수집 과정을 정례화하고, 텍사스 주민들에게 세금이 어디에 쓰이고 있는지 투명하게 알리는 데 목적이 있다”면서 “2005년 이후 보상을 받지 못한 진료비로 인해 폐쇄된 소규모 시골 병원이 181곳에 달한다”며, “이번 조사는 무보험 진료 중 불법체류자 관련 진료 비율을 파악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텍사스 병원협회에 따르면 무보험 환자 진료로 인해 주 전체 병원은 연간 약 31억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으며 그 중 상당수는 미국 시민권자에게서 발생하고 있다. 텍사스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무보험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현재 400만 명 이상이 건강보험 없이 생활하고 있다.
비영리 단체 에브리텍산(Every Texan)의 린 카울스(Lynn Cowles) 건강·식품 정의 프로그램 매니저는 “이 법안이 시골 병원 폐쇄 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라면, 그 원인 중 상당 부분은 텍사스 내 무보험 시민의 규모 때문”이라며 “병원손실이 미합법체류자로 인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안미향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