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ravelLeisure.com
여름 휴가철을 맞아 많은 사람들은 장거리 여행시 기내에서 제공되는 와인, 맥주 및 위스키 등을 즐기지만 최근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장거리 비행에서 잠을 자기 위해 알코올을 섭취하는 것은 특정 위험이 있을 수 있다.
우선 높은 고도에서 알코올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이 지표면에서와 차이가 있다. 비행기가 상승함에 따라 기내 산소 수준이 떨어지고 이로 인해 혈중 산소 수준도 감소한다.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대학의 호흡기 전문의 콜린 처치 박사는 “비행기가 높은 고도에 있을때 승객이 술을 마시면 심박수를 높일 수 있고 수면중 혈중 산소수치를 낮춘다”는 실험결과를 밝혔다.
독일 쾰른 항공우주의학연구소의 에바 마리아 엘멘호스트 박사는 세계최초로 고도와 알코올의 결합효과를 연구하기 위해 18세에서 40세 사이의 건강한 성인 48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군의 24명은 정상 기압의 수면 실험실에서, 대조군은 비행기와 유사한 기압을 갖춘 고도실의 이층침대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수면중 혈중 산소수치와 심박수, 수면단계를 측정하는 장치를 부착하고 한번은 술을 마시지 않은 상태에서, 또 다른 한번은 4온즈 보드카를 마신 후 수면에 들어갔다.
실험 결과를 발표한 리블랜드 클리닉의 심장 전문의 아시시 사라주(Ashish Sarraju) 박사에 다르면 정상정인 혈중 산소수치는 건강한 사람의 경우 95% 이상이며 정상 기압 하에서 수면 중 심박수는 술에 취하지 않았을 때 분당 64회에서 취침 후 77회로 증가했다. 하지만 고도기압 상태에서 음주후에는 88회까지 증가했다.
이에 대해 사라주 박사는 “낮은 혈중 산소수치와 심박수가 증가한 것은 기내에서 술을 마시고 잠들 경우 심혈관계에 부담을 준다는 증거”라면서 “심장이 좋은 않은 사람에게는 큰 무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라주 박사는 “젊고 건강하다면, 심장에 가해지는 이런 종류의 긴장은 당신을 약간 피곤하게 만들 수도 있지만 심부전, 만성 폐쇄성 폐질환, 수면 무호흡증 등 심장이나 호흡기 질환이 있는 경우 현기증이 나고 숨이 가빠질 수 있으며 비행 중 응급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알코올을 탈수 효과가 있어 다리나 폐에 혈전이 생길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고도기압 환경에서 잠을 잔 참가자들은 술을 마시지 않은 경우 잠들기까지 평균 19분이 걸렸고 술을 마신후에는 12.5분이 걸렸다. 영국수면협회 알라나 헤어 박사는 “알코올은 진정제 효과가 있어 잠들기 직전 술을 마시면 잠드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도기압 환경에서는 다르다.
메이요 클리닉의 수면 의학 의사인 바누 콜라 박사는 “밤사이 신체가 알코올을 분해함에 따라 수면의 질이 저하되고 더 자주 깨게 된다”면서 “결과적으로 다음날 더 피곤하다고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