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더가디언 (Protesters against Yoon Suk Yeol react in Seoul after the constitutional court’s vote to uphold his impeachment. Photograph: Pedro Pardo/AFP/Getty Images)
2025년 4월 4일, 대한민국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만장일치로 인용하여 대통령직에서 파면했다. 이로써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역사상 두 번째로 탄핵으로 파면된 대통령이 됐다고 미국 주요언론들이 긴급타전했다.
외신들은 윤 대통령은 2024년 12월, 국회의 기능을 제한하고 군대를 동원하여 계엄령을 선포함으로써 헌법을 위반하고 군대를 동원하여 입법부의 기능을 방해한 것은 민주주의 원칙에 대한 중대한 위반으로 판단된 것이라고 적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파면됨에 따라 한국정부는 헌법에 따라 60일 이내에 새로운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면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국민의 힘은 판결을 수용하며 국민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고 민주당과 야당, 시민단체들은 이번 판결에 대해 민주주의 수호의 승리로 평가하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AP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주문에 서울 도심에는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환호하는 모습이 목격됐으며 일부 지지자들은 아쉬움이 표명하며 시위를 벌기이도 했다는 거리상황도 전했다.
CNN은 한때 또 다른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을 이끌며 주목을 받았던 검사 출신 정치인의 몰락은 극적이다. 자신이 과거에 탄핵했던 대통령과 같은 운명을 맞이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하며 이번 결정은 전 세계적으로 격동의 시기에 한국이라는 주요 경제 대국이자 미국의 핵심 동맹국이 지도력을 상실하게 된 상황을 마무리 짓는 사건이다. 특히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수십 년간의 외교 정책 원칙을 뒤흔드는 가운데 나온 결정이라 더 큰 파장을 낳고 있다고 보도했다.
헌법재판소 재판관 8명 전원이 만장일치로 내린 금요일 판결에서, 윤 대통령의 행동은 “국민의 신뢰에 대한 중대한 배신”이라고 규정됐다.
헌재의 문형배 재판관 대행은 지난 12월 3일의 혼란스러운 밤을 언급하며, 윤 대통령이 국회에 군을 투입하고 의원들을 “끌어내라”고 명령한 것은 “어떠한 정당성도 없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문 재판관은 “국가적 비상사태는 존재하지 않았다”며 해당 조치는 명백히 위헌이라고 말했다.
CNN은 이어 윤 대통령은 별도의 형사 재판에서도 내란 혐의로 지난 1월 체포되었으나, 법원이 3월 구속영장을 취소하면서 석방됐다. 다만 혐의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혐의 구속 및 석방 등 일련의 과정이후 윤 대통령의 파면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연일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CNN은 또 “윤석열 전 대통령의 충격적인 계엄령 선포는 전 세계를 놀라게 했고, 심지어 그의 지지자들과 여당 내부에서도 충격과 당혹감을 자아냈다. 무장 군인이 국회에 투입되자 한국이 번영하는 민주주의 국가가 되기 전 겪었던 권위주의 시대의 아픈 기억이 되살아났다는 평가가 잇따랐다”고 전하며 계엄 당일 상황도 정리했다.
윤 전 대통령은 한밤중 TV 생중계를 통해 기습적으로 계엄령을 선포하며 이를 정치적 교착 상태와 북한에 동조하는 ‘반국가 세력’의 위협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발표는 시민들을 공포와 분노에 빠뜨렸고 분노한 시위대는 한밤중 국회로 몰려갔으며 국회의원들은 군 병력을 뚫고 비상 소집을 강행했다.
당시 국회 건물 앞에는 군 병력이 배치되어 있었고 일부 의원들이 담장을 넘는 장면이 영상으로 생생하게 포착됐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의 결단은 결국 통했다. 자정까지 충분한 수의 의원들이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를 무효화시키는 투표를 완료했다.
결국 윤 대통령의 계엄령은 단 6시간 만에 철회됐다. 날이 밝자 그는 이를 번복했으며, 이로부터 한국은 4개월간 정치적 혼란에 빠지게 됐다. 그 기간 동안 국회는 윤 대통령뿐 아니라 국무총리 겸 권한대행에 대해서도 탄핵을 결의했다.
사후에 윤 전 대통령은 해당 계엄령이 진보 야당에 대한 “일시적인 경고”였으며, 국회가 철회를 요구할 경우 그 뜻을 존중할 계획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윤 전 대통령은 내란 혐의로 형사 재판에 직면해 있다. 해당 혐의는 한국 법상 무기징역 또는 사형에 처해질 수 있는 중범죄이며, 한국은 수십 년째 사형을 집행하지 않고 있다.
한국 헌법상 대통령 파면 이후 60일 이내에 차기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를 실시해야 한다.
CNN은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에 야당 대표인 이재명 대표를 언급하며 “그는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아슬아슬하게 패했던 인물”이라고 전했다.
CNN, “윤석열, 권력에서의 추락”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2년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 한국의 전직 대통령 박근혜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이끌었던 스타 검사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7년 탄핵으로 파면됐고, 2018년에는 부패 및 권력 남용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윤 전 대통령은 한국 헌정 사상 두 번째로 헌법재판소에 의해 파면된 대통령이자,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상 최단기간 재임한 선출직 대통령으로 기록되게 됐다. 일련의 급박한 사건 전개는 한때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동맹으로 평가받던 윤 대통령의 몰락을 상징한다.
2023년 백악관 국빈 만찬에서 윤 대통령은 도널드 맥클린의 ‘아메리칸 파이(American Pie)’를 부르며 만찬장의 분위기를 띄웠고, 당시 그는 미국과의 긴밀한 관계를 상징하는 인물로 주목받았다.
윤 대통령의 노래는 미국과의 전략적 동맹을 재확인하려는 퍼포먼스로 해석됐지만 한국내에서는 이를 주요 현안을 외면하는 기이한 행동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CNN은 윤석열 대통령은 야당과 격렬한 충돌을 이어갔고 야당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총선 이후 국회를 활용해 주요 장관들을 탄핵하고 입법을 막으며 윤 대통령을 견제했다. 윤 대통령은 이러한 정치적 교착 상태를 계엄령 선포의 명분으로 삼았다.
안미향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