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스미스소니언매거진 (Researchers found higher levels of microplastics in brain tissue than in liver and kidney tissue. UNM Health)
간의 뇌 속에 미세플라스틱이 플라스틱 숟가락 한 개의 무게(약 7g)에 해당하는 양만큼 존재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 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인간 시신의 뇌조직에서 믿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수준의 미세플라스틱과 나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연구진은 2016년과 2024년에 사망한 사람들의 뇌와 신장, 간 조직을 분석했으며, 1997년부터 2013년 사이 사망한 환자들의 뇌 조직도 추가로 연구했다.
연구결과 2016년 대비 2024년 뇌조직에서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약 50% 증가했고 신장과 간보다 뇌조직의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7배에서 최대 30배 높게 검출됐다. 또 치매환자의 뇌에서도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일반환자보다 최대 5배가 높게 나왔다.
연구진은 치매 환자의 뇌에 더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축적되는 현상이 단순한 상관관계인지, 아니면 미세플라스틱이 치매를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지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다만,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미세플라스틱의 뇌 침투 … “나노플라스틱들은 우리 몸을 가로질러 이동하며, 결국 뇌에 도달”
미세플라스틱과 나노플라스틱은 포장재, 용기, 의류, 타이어 등 일상 용품이 분해되면서 생성된다. 이 작은 입자들은 이미 지구 곳곳, 에베레스트 정상부터 마리아나 해구까지 퍼져 있으며, 인간의 혈액, 폐, 태반, 심지어 신생아의 대변에서도 발견된 바 있다.
2024년 9월, 미세플라스틱이 인간의 ‘후각구(Olfactory bulb, 전뇌의 코 바로 위에 위치한 뇌 조직)’에서 발견되었다. 그러나 당시 연구진은 미세플라스틱이 더 깊은 뇌 조직까지 침투할 수 있는지 확신하지 못했다.
매튜 캠펜 뉴멕시코대학교 교수는 “이번 연구는 미세플라스틱이 혈액-뇌 장벽(blood-brain barrier)을 뚫고 뇌 깊숙이 침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면서 “어떤 방식으로든 이 나노플라스틱들은 우리 몸을 가로질러 이동하며, 결국 뇌에 도달합니다. 우리는 이 입자들이 지방과 결합해 이동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뇌는 지방을 매우 선호하는 기관이기 때문입니다.”
현재까지 미세플라스틱이 인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완전히 규명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일부 연구에서는 심혈관 질환과의 연관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3월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동맥 내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높은 환자들이 심장마비, 뇌졸중 및 사망 위험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를 통해 미세플라스틱이 뇌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대두되었지만, 구체적인 기전과 건강상의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스미스소니언 매거진에 따르면 연구진은 앞으로 미세플라스틱이 뇌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규명하고 미세플라스틱이 정확히 어떤 경로를 통해 뇌로 이동하는지 분석할 예정이다. 이어 뇌 속 미세플라스틱의 형태와 특징 연구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예상과 달리 뇌 속 미세플라스틱이 둥근 형태가 아니라 날카로운 조각 형태로 발견됨에 따라 다른 형태도 가능할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 신경독성학자 엠마 카스틸(Emma Kasteel)박사는 “현재로서는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줄이는 것이 최선의 대책”이라며 “미세플라스틱이 뇌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려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됩니다. 우리는 아직 그 영향에 대해 많은 것을 알지 못하지만, 그곳에 있어서는 안 되는 물질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