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Accuracy in Media
[Dallas] 보수 성향의 활동가 단체가 2월에 공개한 잠입 영상에 근거, 켄 팩스턴(Ken Paxton) 텍사스 법무장관이 코펠 독립교육구(Coppell ISD) 관계자들을 고소했다. 공립학교에서 ‘비판적 인종 이론(Critical Race Theory, 이하 CRT)’을 금지한 주법을 위반했다는 것이 이유다.
팩스턴 장관이 지난주 달라스 카운티 법원에 제기한 소장에서” 코펠 교육청이 특정 인종이나 성별이 본질적으로 우월하다고 가르치거나, 학생들에게 『1619 프로젝트』를 교육하도록 요구하는 행위를 금지한 주법을 어겼다”고 주장했다.
『1619 프로젝트』는 흑인 노예가 처음으로 미국에 도착한 해인 1619년을 기점으로 미국 역사를 재조명한 뉴욕타임즈의 퓰리처상 수상 보도다.
텍사스 주 교육청 통계에 따르면 코펠 교육청에는 약 1만 3천 명의 학생이 있으며, 한인을 포함한 아시아계와 히스패닉 학생이 대부분이며 백은 전체학생의 약 4분의 1이다.
소송의 핵심 근거는 ‘Accuracy in Media’라는 보수 성향 감시 단체가 2월에 공개한 약 2분짜리 잠입 촬영 영상이다. 미국 남부빈곤법률센터(SPLC)는 이 단체가 과거 보수 활동가 및 자선가가 운영한 조직의 지원을 받은 바 있다고 밝힌 바 있다. Accuracy in Media 측은 자신들이 정치적 성향과 무관한 감시 단체이자 언더커버 저널리스트라고 주장하고 있다.
영상에는 Accuracy in Media의 잠입 요원이 에반 휘트필드(Evan Whitfield) 코펠 교육청 교육과정 및 교육 책임자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담겨 있다.
이 잠입 요원은 휘트필드에게 “우리가 걱정하는 건, 정치적 입장이 어디신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들이 (Make America Great Again식의) 역사 해석을 배우는 것이지 실제 세계에서 일어난 일을 정확히 배우는 게 아니라는 점”이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휘트필드는 “내가 이 교육청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우리 주 교육 기준이 뭐라 하든, 세상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든, 우리는 아이들을 위해 옳은 일을 한다는 점이죠”라고 답한다.
이 발언이 바로 팩스턴 검찰이 소장에서 지적한 주요 내용 중 하나다.
팩스턴 검찰총장은 수요일 성명에서 “주법을 무시하고 분열적이며 인종 차별적인 CRT 교육 과정을 교실에 불법적으로 밀어넣으려는 진보 성향 행정가들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며 “텍사스의 아이들은 깨어 있는(woke) 이념이 강요되는 것이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2021년, 교사들이 미국의 인종차별 역사와 현재 사건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를 규정한 법안에 서명했다. 이 법은 텍사스를 공립학교에서 ‘비판적 인종 이론’을 금지한 몇 안 되는 주 중 하나로 만들었다. 학자들은 CRT가 구조적 인종차별을 다루는 고등 학문으로 주로 법대나 대학 강의에서 다뤄지며 K-12 공교육에서는 가르쳐지지 않는다.
하지만 보수 진영에서는 CRT를 아이들에게 인종과 인종차별을 가르치는 방식에 대한 비판의 상징으로 사용하고 있다.
안미향 기자 [email protected]